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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중 FTA, 농수산물 무조건 불리한 것 아니다
안충영 중앙대학교 경제학과 석좌교수 
 서울일보 13-12-02 06:07 | 최종업데이트 13-12-02 06:07    프린트    이메일보내기 | 목록보기 
[서울일보=윤지현 기자] 동아시아의 경제지형이 급변하고 있다. 초대형 지역다자무역협정으로서 미국의 주도 아래 추진되고 있는 환태평양경제동반자협정(TPP·Trans-Pacific Partnership)이 일본의 공식 참여로 급물살을 타고 있기 때문이다. 또한 아세안 10개국이 중심이 되고 한·중·일·인도·호주·뉴질랜드 등 16개국이 참여하는 포괄적지역경제동반자협정(RCEP·Regional Comprehensive Economic Partnership)도 중국의 깊은 관심 아래 2012년부터 추진되고 있다. 이에 더해 양자 간 협정으로서 한·중 FTA가 분야별 협상 단계로 진입하고 한·중·일 FTA 협상도 공식적으로 일단 출범했다.

한국은 EU와는 2011년 7월에, 미국과는 2012년 3월에 FTA를 발효시켜 세계 양대 경제권과 FTA를 맺은 유일한 나라가 되었다. 이제 지역 단위 FTA는 점점 단순한 경제협력 차원을 넘어서 안보적 외교적 성격도 더욱 크게 띠고 있다. 우리나라는 동아시아에서 일어나고 있는 다기한 FTA의 합종연횡에 어떻게 대응하여야 할 것인가?

우선 FTA에 대한 인식의 대전환이 필요하다. 한·미 FTA 비준 과정에서 지적된 농촌붕괴나 광우병의 만연은 일어나지 않았다. 한·미 FTA 발효 일 년 반을 훨씬 넘긴 이 시점에서 미국산 농산물과 쇠고기 수입은 전년대비 오히려 줄어들었다. 그 대신 우리나라의 대미 자동차·부품의 수출은 더욱 증대되었다. 우리나라로 유입되는 외국인직접투자는 2011년에는 도착기준으로 67억 달러에 불과했지만 2012년에는 104억 달러로 늘어났다. 양국 전문가들은 지금까지 양국이 각기 체결한 여타 FTA보다도 한·미 FTA를 수준 높은 ‘골든 스탠다드로’ 평가하고 양국이 앞으로 체결할 여타 FTA의 벤치마킹 교범으로 삼을 것을 주장하고 있다.

중국은 농수산물 순수입국…작년 921억 달러 수입

지금 우리나라의 대외통상정책은 한·중 FTA 협상에 집중되고 있다. 한국과 중국은 포괄적이고 높은 수준의 FTA를 추진키로 양국 정상이 지난 6월 합의했고 이미 분야별 공식협상을 진행하고 있다. 한·중 간 교역규모는 2012년 2151억 달러를 기록해 우리나라 전체 무역액의 20.2%를 차지하는 중국은 우리나라 제1의 통상파트너이다. 미국·EU와의 교역량보다 대중 교역량이 더 큰 상황이다. 중국의 장기고성장 전망과 근접성을 고려할 때 우리는 중국과의 FTA협상에서 우리의 국익을 최대로 반영하여야 한다. 가장 민감한 농수산물의 경우 우리가 무조건 불리한 것만은 아니다. 중국은 농수산물의 순수입국으로 2012년에는 921억 달러의 농수산식품을 수입했다. 한·중 FTA는 한·중 간의 경제 밀착도로 볼 때 한·미 FTA보다 그 영향이 더욱 크다. 특히 중국과의 FTA는 경제적 측면 외에도 북한 관리라는 안보적 의미를 함축하고 있다. 따라서 한·중 FTA는 우리나라 농업과 노동집약 중소기업 부문의 개방과 대북 관리를 위한 안보가치 사이에 균형을 취하는 자세가 필요하다.

TPP에 창설 멤버로 참여

다음으로는 TPP에 대해 우리도 창설멤버로 조속히 가입하는 전략적 결단을 내릴 필요가 있다. 무엇보다 TPP의 12개 회원국은 현재 세계GDP의 38%를 차지하고 있으며 상품·서비스·투자 등 29개 분야에서 한·미 FTA 수준에 필적하거나 더욱 높은 개방과 투자교류를 지향하고, 앞으로 다자간에 적용할 원산지규정 등 공통의 규칙설정 등으로 우리에게 추가 성장의 기회를 주기 때문이다. 원래 TPP는 아태경제협력(APEC) 협의체에서 사이드 쇼로 뉴질랜드, 싱가포르, 칠레, 브루나이 4개국이 2005년 5월 출범시켰고 2008년 미국, 호주, 페루, 베트남, 말레이시아가 합류한 이후 미국이 운전석에 앉으면서 탄력을 받게 되었다. 그 뒤 2010년 캐나다와 멕시코가 참여하고 드디어 일본의 아베 정권이 지난 7월 제18차 TPP협상에 공식 참여하면서 TPP는 중국이 배제된 채 강도 높은 추동력을 받게 되었다.

TPP가 당초 예상보다 빠르게 내년 상반기 중 타결을 목표로 미국이 적극 추진하고 있다는 점에 주목해야 한다. 한국이 TPP 창설 회원국의 지위를 놓치고 TPP 타결 이후 가입을 시도한다면 기 타결 조건을 받아 드릴 수밖에 없는 ‘가입비용’을 지불해야 하는 입장이 된다. 우리가 TPP에 창설멤버로 참여하면 우리의 농업 등 민감 분야의 추가개방에 대하여 우리의 국익에 맞는 협상을 할 수 있다. 미국의 전문가들은 한국의 TPP 참여를 적극 희망하고 있으며 일본 또한 한국의 참여를 바라고 있다.

한국, 역내경제통합 중재자 역할로 나서야

한편 동아시아에서 미국이 배제된 RCEP은 경제규모에 있어 TPP에 버금가지만 회원국의 지나친 다양성 때문에 TPP보다 개방성이 낮고 전도가 상대적으로 불투명한 점이 있다. 그러나 우리는 RCEP 협상에도 방관자적 입장이 아니라 동아시아의 개방형 경제통합을 위한 수순으로 보고 적극적으로 참여해야 한다. 우리는 한·중 FTA를 추진하는 와중에 중국이 배제된 TPP에 합류하는 것이 한·중 간 전략적 동반자관계를 훼손시킬 수 있다는 점을 고려하지 않을 수 없다.

그러나 중국도 중장기적으로 TPP에 가입할 뿐만 아니라 미·중 양자 FTA도 추진해야 한다는 주장이 중국과 미국의 전문가들 사이에 제기되고 있다. 따라서 우리는 TPP가 미국에 의한 대중국 경제봉쇄정책이라는 틀에 갇혀 우리의 통상정책을 설계할 필요가 없다. 또 하나 유념할 점은 TPP 협상에 참여하면 일본의 서비스시장과 농업 개방에 대한 우리의 요구를 관철해 우리의 일본시장 진출에 중요한 전기를 마련한다는 데 있다.

한국은 최근 미국과 일본 사이의 안보동맹 밀월관계가 동북아에서 중국과의 신 냉전 질서로 발전하지 않도록 경제적 측면에서 아태지역 전체를 개방형 무역과 투자자유화 지역으로 만드는데 우리의 통상외교 역량을 발휘해야 한다. TPP와 RCEP에 참여 시 한·미 FTA 때보다 추가적 개방이 일부 농산물과 노동집약형 중소기업 제품에서 일어날 수 있다. 이에 대한 국내 대책과 함께 농업의 수출 산업화도 적극 추진해야 한다.

한국은 이제 TPP, 한·중 FTA, RCEP에 동시 참여하면서 역내 중강국(中强國)으로서 신뢰할 수 있는 역내경제통합 중재자가 되어야 할 것이다. 또 중국이 포함되는 명실상부한 아·태자유무역지대(FTAAP· Free Trade Area of Asia Pacific) 결성에 적극 기여하는 경제외교의 지평을 넓히고 선진통상국가로서의 내실을 다져야 한다.

 서울일보 13-12-02 06:07 | 최종업데이트 13-12-02 06:07    프린트    이메일보내기 | 목록보기 
윤지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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