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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시아 문화융성, 아시아문화전당과 언론의 역할
금기형 문화체육관광부 문화도시정책과장
 서울일보 13-08-28 09:07 | 최종업데이트 13-08-28 09:07    프린트    이메일보내기 | 목록보기 

 [서울일보=온라인 뉴스팀]

1. 실크로드와 문명의 교류

아시아는 인류문화의 시원지(始源地)다. 인류 4대 고대문명 가운데 황하문명, 인더스문명, 유프라테스문명이 아시아에서 탄생했다. 이후 각각 문명권은 소멸과 재탄생을 거치며 끊임없이 교류를 하였다. 독일 지리학자 ‘리히트 호펜’이 동서간 교역 물품에 착안하여 명명한 비단길(Silk Road)은 동서문화 교류의 대표적인 통로였다.

초원길, 오아시스길, 바닷길 등 3대 간선과 5대 지선을 중심으로 유라시아대륙을 사통팔달로 연결한 그물모양 교통로이자 문화 교역로이다. 실크로드 아시아 동단에 위치한 한반도 역시 각지에서 출토된 유리구슬, 금관장식, 가야국 왕비 허황옥, 신라국 처용은 한반도가 고대부터 동북아시아를 넘어 중앙아시아, 동남아시아, 서아시아, 이슬람문화와 교류를 실증한다.

2. 아시아 문화의 가치 재발견

최근 아시아 문화원형에 대한 관심이 부쩍 늘고 있다. 일례로 월트디즈니사가 스토리텔링 소재의 고갈로 어려움을 겪다가, 아시아 설화를 찾아내 1989년 성공시킨 애니메이션 ‘뮬란’을 들 수 있다. 현재 이 작품은 속편이 나오고 영화로도 재창작 되고 있다. 오랜 역사만큼이나 아시아에는 다양한 문화의 원형들이 도처에 발견된다. 크게 대별하여도 중앙아시아 신화와 서사, 동북아시아 연희, 동남아시아 무용, 서남아시아 음악, 서아시아 문양 등이 있다.

산업화 시대에는 파레토(Pareto) 법칙에 따른 80:20의 집중현상이 일반적이었다. 하지만 정보통신기술과 새로운 유통체계의 발전은 20%의 꼬리부분에서 다품종 소량생산으로 부가적 가치창출이 가능한 롱테일(Long Tail) 경제가 새롭게 대두되고 있다.

따라서 이제껏 경제성 있는 규모의 수요를 찾을 수 없어 미개발 상태로 남았던 많은 아시아지역의 문화원형이, 상상력이 콘텐츠가 되는 창조경제 시대의 핵심자원으로 가치를 재평가 받고 있다. 글로벌 차원에서 정보기술의 발달로 시간과 지역의 한계를 뛰어 넘을 수 있는 접근성의 증가는 곳곳에 산재한 서로 다른 수요를 갖은 구성원들의 요구에 맞추어 생산성 있는 규모로 접근을 용이하게 할 수 있기 때문이다.

3. 문화융성과 창조산업

문화가 국력인 시대정신에 맞추어 변화를 선도적으로 이끌어가고자 새 정부는 문화융성을 국정운영의 핵심기조로 내세웠다. 이를 실천하기 위한 방안으로 문화와 첨단기술이 융합된 창조경제가 강조되고 있다. 문화융성이란 단순히 우리만 잘 살면 된다는 것을 넘어서, 우리의 역사와 문화를 바탕으로 인종과 언어, 이념과 관습을 넘어 세계가 하나가 되는, 문화로 인류의 평화와 발전에 기여한다는 것을 의미한다.

창조경제는 확장성을 지닌 개념으로, 각각의 주체마다 처한 입장에 따라 정의를 조금씩 달리 한다. 공통적으로 산업화시대, 정보화시대, 지식기반경제를 잇는 새로운 경제 패러다임으로 경제적, 사회적 효과에 대한 높은 기대감을 담고 있다고 본다. 통상 1997년 영국의 토니 블레어 정부가 ‘쿨 브리타니아(Cool Britania)’를 모토로 삼아 기존의 문화산업을 창조산업으로 전환하며 성공한 사례를 창조경제의 본격화로 본다.

이와 관련 드러건(William R. Druggan)은 ‘창조란 기존에 존재하는 최적의 필요요소들을 찾고 조합하여, 새로운 것을 만들어 내는 모든 활동’으로 정의 하며, 스티브 잡스(Steve Jobs)와 빌 게이츠(Bill Gates)에 대하여 ‘그들은 결코 새로운 뭔가를 발명한 것이 없으며, 외부에서 끊임없이 무엇인가를 찾고 최신의 것을 발견하면 그것을 조합하는 것’이라 언급한 바 있다.

4. 아시아문화전당

4.1 아시아문화전당 구성


지금 광주에 아시아의 다양한 문화가 자유롭게 소통되고, 나아가 미래의 아시아 문화를 창조해 내는 터전을 목표로 국립아시아문화전당 조성사업이 2014년 완공, 2015년 개관을 목표로 한창 건립공사가 진행되고 있다. 아시아문화전당에는 크게 5개의 시설로 구성된다.

①아시아 문화교류협력 네트워크의 중심역할을 할 민주평화교류원 ②아시아 문화자원 조사연구, 아카이빙, 문화전문인력을 양성하는 아시아문화정보원 ③미래형 문화예술콘텐츠의 창작발전소 역할을 할 문화창조원 ④아시아 현대공연 예술센타 아시아예술극장 ⑤감성과 창의성을 키우는 어린이 창의 교육의 산실인 어린이문화원. 이들 각각은 독립된 공간이 아니라 서로 유기적으로 연결된 공간으로 상호순환의 원칙하에 다음과 같은 구동원리를 지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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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2 아시아문화전당의 운영원칙

아시아 문화전당은 개관이후 명실공이 아시아 문화예술전문가들의 요람이 될 수 있도록 대략 다음과 같은 원칙을 지향한다. 문화전당에서 수집한 각종 문화자원은 한국 및 아시아의 모든 문화예술인들이 자유롭게 활용할 수 있는 오픈소스로 개방 된다. 예술 장르를 뛰어 넘은 창·제작 작품이 탄생을 위하여 서로 다른 분야의 예술인간의 협업을 장려한다. 이런 과정을 통하여 만들어진 작품들은 시장에서 유통이 가능하도록 작가에게 기술이전 및 마케팅 활동을 지원한다. 또한 아시아 개발도상국가 문화원형의 보존과 개발을 지원하기 위한 문화분야 공적개발협력(ODA)기능을 강조 한다.

특히 문화분야 공적개발협력과 관련, 한국의 ODA 규모는 2013년도 현재 약2조원 정도이며 대부분 도로, 건물과 같은 인프라 시설 위주로 지원되어 왔다. 앞으로 정부는 ODA규모를 대폭 늘릴 계획을 갖고 있으며, 문화예술 분야의 ODA 사업분야를 확대 할 계획이다.

한국은 2차세계대전후 독립한 세계 여러 나라들 가운데, 원조를 받던 나라에서 원조를 하는 나라로 발전한 유일한 사례이다. 따라서 한국의 개발경험은 개발도상국가와 선진국가간에 교량역할 할 수 있는 이상적인 모델국가로 자리 메김하고 있다. 또한 기존 원조국가의 대부분은 국제사회에서 자국의 영향력을 유지하기 위한 수단으로 ODA를 활용하였으나, 한국은 다른 나라를 침략한 경험이 없는 나라라는 점에서 개발원조의 순수성을 확보하기 유리하다. 또한 드라마, 영화, 음악 등 K-Culture로 통칭되는 한류(韓流)의 성공은 할리우드로 대표되는 서구의 문화경도현상에서 벗어나, 아시아 국가들로 하여금 자국의 문화적 가치에 대한 새로운 인식을 할 수 있는 계기를 만들었다.

하지만 여전히 개도국의 정치적 불안정과 전쟁 등은 문화유산을 보존하는데 부정적인 영향을 끼치고 있다. 또한 취약한 경제상황으로 많은 문화자원이 방치된 체 망실될 위기에 처해 있다. 제반 사정을 감안 할 때 문화로 인류의 평화와 발전에 기여하는 문화융성을 국정과제로 삼은 정부의 입장에서 문화 ODA에 관심은 당연한 정책방향이다. 다만 문화분야의 개발과 협력은 일방적으로 진행 될 사안이 아니고, 서로 다른 문화사이의 진정한 이해와 공감을 바탕으로 서로 만족 할 수 있는 문화적 관계를 모색 하여야 가능하다는 점에 유의해야 한다.

4.3 아시아 창조인력의 요람

IT와 커뮤니케이션 기술의 발전은 초연결(hyper-connectivity)사회를 가능케 하였다. 상품의 가격과 품질 뿐 아니라 사람의 감성과 경험을 자극하는 요소가 중요하게 다루어지며, 예술적, 감상적 아름다음을 창조하는 능력을 갖은 인재가 강조되는 시대가 되었다. 오바마 대통령은 재선후 첫 번째 국정연설에서 이민법을 개정하여 세계 우수인재의 유입으로 미국을 ‘혁신의 요람’으로 만들겠다는 의지를 강조한 바 있다.

15세기 메디치(Medici)가를 중심으로 문화예술가를 후원하는 몇몇 가문의 노력덕분에 당대 최고의 예술가, 과학자, 철학자들이 피렌체로 몰려들었다. 이곳에 모인 당대 최고의 지성들은 서로 장벽을 허물고 새로운 아이디어를 교환하면서 혁신적인 아이디어가 폭발적으로 창출되었다 이처럼 다양한 영역, 분야, 문화가 하나로 만나는 교차점에서 기존의 생각을 재결합한 혁신적인 아이디어가 피렌체에서 폭발을 하며 서구의 르네상스시대가 열렸다. 창조경제는 창의적 인재확보가 핵심이다. 아시아문화전당이 성공하기 위해서는 무엇보다 뛰어난 아시아 문화예술인들의 요람이 되어야 한다.

5. 아시아 문화전당의 성공을 위한 언론의 역할

문화전당이 당초의 목표를 달성하기 위해서 정부와 지역사회 등 모두의 힘이 필요하다. 이를 위하여 아무리 강조하여도 부족함이 없는 것이 언론의 역할이다. 이 가운데 두가지 기능을 우선 꼽아본다.

5-1 의제설정 기능

아시아문화전당 조성사업이 10년 가까이 진행되어 왔지만 아직도 많은 사람들은 아시아문화전당이 무엇을 하는 것인지 제대로 알고 있지 못하다. 문체부는 매년 전국민을 대상으로 아시아문화전당에 대한 인지도조사를 해오고 있다. 하지만 광주광역시민을 제외한 일반국민 가운데 20% 남짓의 응답자만 이름정도는 들어 보았다는 반응이다.

언론학자 맥콤과 쇼의 연구결과에 따르면 사람들이 특정 시점에서 중요하다고 생각하는 정보는 5-7개 정도에 불과하고, 이것도 반복되지 않은 체 일정시간이 지나면 다른 정보에 밀려 잊혀 진다는 결과를 얻었다. 그리고 이들이 중요하다고 받아들이는 내용은 대부분의 언론이 중요하게 다룬 것들과 일치하는 경향을 보였다. 즉 대중매체가 사람들의 의제설정에 중요한 영향을 끼치고 있다는 것이다. 물론 일인 미디어 등 정보채널이 다양화 되면서 대중매체의 영향력이 과거와 같지 않겠지만 그래도 신뢰하는 정보원으로 위상은 쉽게 변하지 않을 것이다.

따라서 개관을 2년 앞둔 시점에서 문화전당의 기능과 역할에 대한 국민들의 지지를 이끌어 내기 위해, 광주지역 뿐 아니라 전국 및 아시아 여러 나라를 대상으로 한 홍보활동을 강화하여야 할 시점이며, 광주에 근거를 둔 매체들의 역할이 특히 중요하다.

5-2 감시 및 비판기능

아시아문화전당사업은 한국과 아시아국가간 문화예술분야의 동반성장을 목적으로 한다. 따라서 국제협력이 필수 요건이며, 상당기간 동안은 문화 ODA사업 성격을 지닌다. 하지만 지금껏 많은 선진국에서 개발도상국가를 대상으로 다양한 ODA사업을 진행하였지만, 막대한 예산을 쓰고도 의도 하였던 목표를 달성치 못한 경우가 많다. 원인 가운데 하나로 원조자금에 대한 모니터의 어려움을 꼽는다.

실제 많은 경우 개발원조는 정부가 기획 또는 실행단계에서 적극적으로 개입하기 어렵다. 그러다 보니 해당국가에서 있는 민간기업, 기관, NGO, 시민단체 등에 위임하는 경우가 많다. 이 경우 주인과-대리인 관계에서 나타나는 책임성 결여문제가 발생한다. 즉 주인이 추구하고자 하는 목적을 달성토록 하는 것이 하는 것이 대리인의 의무임에도 불구하고, 업무 전문성이나 지식에 있어 대리인이 우위에 서기 때문에 대리인이 자기 이익을 우선하는 도덕적 해이에 빠지는 경우가 있다.

1990년대 초 동구유럽에 투입된 원조기관 대부분이 경제로비스트로 전락하고, 고급호텔에 머물면서 이권에만 개입하여 소위 ‘매리엇 여단’(Marriot Brigade)이라는 조롱을 받은 바 있다. 따라서 정부의 통제가 제대로 미치지 못하는 곳에서 투명성이 보장 될 수 있도록 언론의 감시비판 기능이 절대적으로 필요하다.
 

 서울일보 13-08-28 09:07 | 최종업데이트 13-08-28 09:07    프린트    이메일보내기 | 목록보기 
김일경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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