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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성그룹, 長子 이재용의 삼성제국은 가능한가
 서울일보 14-01-18 15:18 | 최종업데이트 14-01-18 15:18    프린트    이메일보내기 | 목록보기 

[서울일보=이시은 기자] 삼성그룹의 경영권 승계 작업은 온 국민의 관심사다. 자산총액이 300조원이 넘는 재계 1위의 삼성이 한국경제에서 차지하는 위상이 그만큼 높기 때문이다.

삼성은 지난 1938년 고(故) 이병철 회장이 창업해 1987년 창업주의 삼남인 이건희 회장에게 경영권이 승계됐다. 2대 총수가 된 이건희 회장은 30년 가까운 세월동안 삼성을 국내 1위 기업집단에서 글로벌 기업으로 도약시켰다.
 
그러나 최근 이 회장의 활동이 뜸해지면서 삼성의 경영권 승계가 임박했다는 전망이 끊이지 않는다. 대부분 장남인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이 3대 회장으로 올라설 가능성이 높은 것으로 예상한다. 하지만 불씨는 남아 있다. 이부진 호텔신라 사장과 이서현 삼성에버랜드 패션부문 사장의 능력이 못지 않기 때문이다.

◇이재용 승계 준비해온 이건희 회장=삼성그룹의 경영권 승계를 두고 3남매가 치열한 경쟁을 벌이고 있는 것으로 보여줬지만 그동안 삼성의 지배구조는 사실상 이재용 부회장을 중심으로 변화했다. 따라서 ‘이건희의 삼성’에서 ‘이재용의 삼성’으로 바뀔 가능성이 현실적으로 가장 높다.
 
삼성그룹이 지난해 대대적으로 사업구조 및 지분구조 재편 작업도 이재용 부회장과 밀접한 연관이 있다
 
삼성그룹 지배구조의 정점에 있는 삼성에버랜드는 제일모직 패션사업을 양도받고 급식사업은 별도의 자회사로 분리해 매각을 위한 준비를 마쳤다. 또 삼성SDS는 삼성SNS를 흡수합병 했는데 이 모든 작업은 이재용 체제로 전환하기 위한 사전 정지작업으로 평가됐다.
 
삼성에버랜드와 삼성SDS는 이건희 회장에서 이재용 부회장으로 경영권이 승계되는데 가장 중요한 역할을 한다. 삼성의 경영권 승계는 삼성에버랜드에서 출발한다고 볼 수 있다. 이재용 부회장은 1990년대부터 삼성에버랜드 지분율을 꾸준히 늘렸다.
 
이 부회장은 1995년 이 회장으로부터 61억원가량을 증여받은 뒤 삼성엔지니어링과 에스원, 제일모직 등 상장 직전의 계열사의 주식과 전환사채를 대거 사들여 상당한 시세차익을 남기고 팔았다.

이 부회장은 이 돈으로 삼성에버랜드가 1996년 발행한 CB를 실제 가격의 10%에도 못 미치는 주당 7700원에 매입했고 이를 주식으로 전환해 대주주의 지위에 올랐다.
 
삼성그룹은 삼성에버랜드를 정점으로 삼성생명→삼성전자→삼성SDI→삼성물산→삼성에버랜드로 이어지는 순환출자 구조를 이루고 있다. 이 때문에 삼성의 경영승계는 ‘에버랜드로 通한다’는 말까지 나온다.

삼성에버랜드는 이재용 부회장이 25.1%를 보유한 최대주주이고 이부진 사장 8.37%, 이서현 사장 8.37%, 이건희 회장이 3.72%를 보유하고 있다. 또 삼성카드(5%), 삼성전기(4%), 삼성SDI(4%), 제일모직(4%), 삼성물산(1.48%), 삼성문화재단(0.88%)도 주요 주주로 이름을 올리고 있다.
 
에버랜드는 삼성그룹의 금융 계열사인 삼성생명 지분을 19.34% 보유하고 있다. 또한 삼성생명은 삼성전자(7.2%), 삼성물산(4.7%), 삼성카드(28.0%)를 보유하고 있다. 삼성전자는 삼성SDI 지분 20.4%를 보유한 최대주주고, 삼성SDI는 삼성물산 지분 7.4%를 보유했다. 삼성물산은 또 삼성전자 지분 4.1%와 에버랜드 지분을 1.5% 보유하면서 순환출자 구조가 완성된다.
 
이처럼 에버랜드에서 시작해 에버랜드로 끝나는 순환출자형 지배구조 때문에 에버랜드의 주인이 사실상 그룹 전체를 좌지우지할 수 있다고 봐도 틀린 말이 아니다.
 
삼성SDS가 지난해 이재용 부회장이 최대주주로 있는 삼성SNS를 흡수합병한 것도 앞으로의 승계 과정을 미리 엿볼 수 있는 사건이다.
 
삼성SNS는 이재용 부회장이 최대주주(45.69%)로 있었고 삼성전자도 지분 35.47%를 보유했었다.

이 부회장은 삼성SDS 지분 8.81%를 보유하고 있었는데 삼성SNS가 합병에 따라 보유지분이 11.26%로 확대됐다. 삼성SDS의 최대주주인 삼성전자의 지분율도 기존 21.67%에서 22.58%로 늘었다.
 
이 부회장은 본인이 최대주주로 있는 회사를 삼성SDS와 합병해 사업적 시너지 효과와 함께 향후 경영권 승계의 발판을 마련했다는 평이다.
 
삼성SDS가 관심을 끄는 점은 이 부회장에게 승계에 필요한 자금을 공급할 기반이 되는 비상장사이기 때문에 삼성그룹 지배구조 개편에서 핵심적인 역할을 담당할 것으로 평가 받는다.
 
이 부회장이 삼성그룹 경영권을 승계하기 위해 이 회장의 삼성생명 지분을 증여·상속받게 되면 막대한 세금이 발생하는데 여기에 필요한 재원을 삼성SDS를 통해 조달할 가능성이 높은 것으로 예상된다.
 
이에 앞서 제일모직이 삼성에버랜드에 패션사업부를 넘겨준 것도 같은 맥락으로 불 수 있다. 이 부회장은 삼성에버랜드의 지분 25.1%를 보유한 최대주주로 삼성SDS 합병건과 맞물려 이 부회장에 힘이 실리는 형국이다.

패션 부문을 떼어낸 제일모직은 소재 기업으로 가장 관련이 깊은 회사는 삼성전자다. 이 부회장이 전자소재 전문기업으로 변모하는 제일모직을 직접 관장할 공산이 커졌다. 전자재료·케미컬은 삼성전자·삼성디스플레이 등과 밀접한 관련이 있다. ‘완제품-소재’로 이어지는 전자 수직계열화가 더욱 분명해졌다.

◇이부진·이서현 자매 변수 아직 남아 있다=그동안 삼성그룹은 이재용 부회장이 삼성전자와 금융, 중공업 부분을, 이부진 사장은 호텔신라와 에버랜드를, 이서현 사장은 제일모직과 제일기획을 각각 분담하는 구도였다.

하지만 지난해 연말 인사에서 이서현 사장이 제일모직의 패션사업 이관과 함께 삼성에버랜드 패션부문 사장으로 자리를 옮기면서 언니인 이부진 사장과 경쟁하게 됐다. 이부진 사장은 호텔신라 사장과 함게 삼성에버랜드 경영전략담당 사장도 맡고 있다.
 
이재용 부회장이 최대주주인 삼성에버랜드에서 이부진·이서현 자매가 함께 근무하게 된 만큼 향후 경영권 승계에서 어떤 영향을 미칠지 쉽게 예측하기 어려운 상황이다.

삼성그룹이 계열분리 없이 삼남매가 일정한 역할을 맡으면서 공동 경영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이건희 회장이 삼성그룹의 대권을 물려받은 뒤 그룹이 분할되는 과정에서 형제간에 적지 않은 갈등을 노출했던 과정을 되풀이하지 않기 위해서 그룹 분할을 원치 않을 수 있기 때문이다.
 
재계 한 관계자는 “이병철 선대 회장이 3남인 이건희 회장에 경영권을 통째로 넘겨줬든 이번 3대 승계 과정에서 파격적인 안이 나올 수도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서울일보 14-01-18 15:18 | 최종업데이트 14-01-18 15:18    프린트    이메일보내기 | 목록보기 
이시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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